notice #36

일요일의 초단편이 일요일 밤에 찾아왔습니다. “결국은 용기”를 내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가해와 피해라는 단어의 속과 뒤와 아래를 흐르는 다양한 두려움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해보고 싶었습니다.

학부에서 공동체 내의 성폭력을 자치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졸업 이후 단체 안팎에서 동성 간 성폭력을 지원한 경험으로부터 줄곧 가져온 고민의 일부를 꺼내어 썼습니다. 같은 시기 같은 고민을 나눴던 친구에게 검토를 받은 초안의 수정본입니다. 미흡한 부분은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

몇 주간 목요일에 도착하다 결국 한 주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초단편이라는 말도 도무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지간한 공모전 단편 소설 모집 요강이 제시하는 출품작 하한 분량마저 넘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분량이나 형식은 이야기가 나아갈 바에 따라 결정되는 법이라고 (그렇게 결정되어야 한다고) 믿는 편입니다.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이런 분량과 이런 형식을 필연적으로 요구하는지는 다시 검토해보려고 합니다.

notice #35

올 듯 오지 않을 듯 애태우던 일요일의 초단편이 이렇게 또 왔습니다. 역시나 목요일로 진입해서 등장합니다. 지난 초단편으로부터 꼭 일주일 만입니다. 레지나가 “레일라의 도시락 가방”을 뜨며 손녀와 손녀의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고유명사는 모조리 바꿨지만 이란-콘트라 사건과 미국 내 크랙 코카인 유행의 상관관계라는 가까운 역사를 토대로 썼습니다. “마약과의 전쟁” 체제의 지독한 기만을 짚으며 흑인 대량 투옥의 현실이 흑인이 대량으로 투옥되게끔 세팅된 조건에서 발생한 사태임을 강조하고자 썼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일요일의 초단편이라는 최초의 테마명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은 오버/듀의 공간입니다.

notice #34

세상에, 목요일이 되어서야 나누는 일요일의 초단편입니다. 글쎄 그런 게 다 있습니다. “만월의 만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만두로 말할 것 같으면 그리움을 달래주고 사랑을 지켜주는 음식으로, 한 이상하고 아름다운 가족의 전통입니다. 여러분, 오버/듀 마스터가 지난주의 성공에 마음을 놓아버렸는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뭐라도 쓴다는 기조에서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의 정도가 조금 지나쳤을 뿐입니다. 아무리 오버/듀 프로젝트라지만 너무나 오버/듀임을 인정합니다. 그래도 빼먹지 않는 의지, 포기하지 않는 기개,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 며칠 뒤에 또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온갖 어려움 사이로 무더위까지 침투했습니다. 부디 잘 지내주세요.